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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의·식·주’ 바꾸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온다!
시민중심 ESG 운동을 시작하던 초창기만 해도 ESG는 대기업 이사회 보고서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용어였는데 상황이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동네 카페 사장님이 앞장서서 다회용 컵을 권하고, 학교 급식에는 ‘채식의 날’이 생겼으며, 신혼부부가 인테리어 자재의 친환경과 에너지 효율 등급을 꼼꼼히 따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ESG가 우리 삶 속으로 ‘훅’ 들어온 것일까요? 우리의 의식주(衣食住)를 혁신하며 지구를 지키는 ‘시민 체인지메이커’들의 활약을 소개합니다. [衣] 아름다운 옷이 지구의 얼룩과 눈물이 되지 않도록 UN 지속가능패션연합(UN Alliance for Sustainable Fashion)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0%를 차지하는데 이는 국제 항공과 해운 산업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라니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 국내 폐의류 발생량은 2019년 약 5만 9,000톤에서 2023년 11만여 톤으로 불과 4년 만에 약 2배나 급증했습니다. 생산된 옷의 30%가 주인도 만나지 못한 채 소각되거나 매립되며, 재활용되는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고 하니 심각성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는 자동차가 약 45km를 주행할 때와 맞먹는다고 하니, 유행 따라 구매했던 여러벌의 청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착한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 대표 ESG 실천 기업,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지구를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광고를 통해 무분별한 소비 대신 수선과 재활용을 권장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옷장을 정리하고, 만일 입지 않는 옷을 발견한다면 ‘아나바다지’ 같은 지역의 의류 교환 행사나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은 변화를 이끄는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食] 밥상머리에서 시작하는 ‘지구 온난화 교육’ 이제 식단 조절은 다이어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뜨거워진 지구의 열을 내리기 위한 필수 행동이 되어야 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를 차지하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운송 수단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연구팀에 따르면, 육류 중심 식단을 채식 위주로 전환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건강과 지구를 한꺼번에 지키는 일거양득의 식습관입니다. 국내 기업 풀무원은 ‘지속 가능 식품’을 핵심 전략으로 세우고, 식물 단백질 브랜드인 ‘지구 식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기 대신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통해 맛과 환경을 동시에 잡으며, 소비자가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ESG를 실천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제 일주일에 딱 한 번, 혹은 하루 한 끼라도 다 함께 채식 식단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당신은 용기 있는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住] 에너지를 ‘소비’하는 집에서 ‘생산’하는 집으로! 집은 우리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간이자,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건물 부문은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의 약 26%를 직접적으로 차지하며, 건설 과정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훨씬 높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주택의 단열 성능을 1등급 향상했을 때, 연간 난방 에너지를 약 30%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ESG와 기술, 과학이 융합하여 좋은 변화를 만드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은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여 낭비를 막는데 탁월합니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취약계층 주거 복지에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결합하여 경제적 부담은 낮추고 환경적 가치는 높이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칭찬받을 일입니다. 이제부터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서 전월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꼼꼼히 확인하고, LED 조명으로 교체하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등 작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하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그린워싱’은 혼쭐, ‘착한 ESG 기업’은 돈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 건수는 2020년 110건에서 2024년 2,528건으로 4년 만에 약 23배 급증했다고 합니다. 2024년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합성 섬유 제품을 '대나무 친환경 제품'으로 허위 광고한 혐의로 약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ESG 인플루언서가 되어 ‘그린워싱’은 혼쭐을 내고, 착한 기업들은 돈쭐을 내면 참 좋겠습니다. 시민중심 ESG가 답이다! 기업과 정부가 추진하는 ESG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속도가 늦춰지거나 멈출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이 주체가 되는 ESG는 멈추지 않습니다. 기업에 가장 무서운 투자자이자 감시자는 바로 그들의 고객인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 오늘, 옷장 앞에서, 밥상 앞에서, 그리고 집 안 전등 스위치 앞에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ESG 체인지메이커'가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만일 ESG가 내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밝은 내일은 결코, 오지 않을 것입니다!“ 김창준 ESG 컬럼리스트 시민중심 ESG협회 회장 숙명여대사회복지대학원 전공교수 전)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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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포장재가 끝내 말하지 않는 이야기
항암제 박스는 언제나 깨끗하다. 매끈한 흰색 표면에 단정하게 인쇄된 약품명, 정확한 용법, 빈틈없는 주의 사항. 그 안에 든 약병들은 투명한 비닐에 싸여 반짝이고, 설명서는 한 글자의 오타도 없이 접혀 있다. 마치 이 약이 나를 구원할 '희망'을 포장하듯,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다. 하지만 그 포장재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주사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환자의 눈빛이 얼마나 공허한지, 링거줄에 연결된 순간 온몸이 얼마나 긴장하는지는. 구역질로 잠 못 이루는 밤, 머리카락이 베개에 흩어지는 아침, 거울 속 낯선 내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의 충격에 대해서는. 다발성골수종 진단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다. 초반 몇 년은 주사실 침대 위에서 보냈다. 간호사가 포장재를 뜯을 때마다, 저 투명한 액체가 내 혈관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알약이다. 주사에서 경구용 항암제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집에서 편하게 먹으면 되니 다행이네." 하지만 포장재는 여전히 말하지 않는다. 이제 항암제가 내 집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냉장고 옆 서랍에, 침대 옆 테이블에, 내 일상 공간 곳곳에 그 포장재들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저 약통이라는 것을. 매일 같은 시간, 알람이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알약을 한참 바라보다가 삼킨다. 물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 '오늘도 또 시작이구나' 하는 무게감이 온몸을 짓누른다. 포장재에는 '부작용'이라는 단어가 있다. 오심, 구토, 탈모, 말초신경병증... 의학 용어들이 깔끔하게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은 너무 건조하다. '오심'이라는 두 글자로는 설명할 수 없다. 새벽 세 시, 화장실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데 계속 구역질하는 그 절망감을. '탈모'라는 단어로는 담을 수 없다.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치우며 울었던 날들을. 포장재는 말하지 않는다. 가족과 식사를 하다가도,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도, 알람 소리에 순간 현실로 돌아온다는 것을. '아, 나는 환자구나'라는 사실을 하루에도 몇 번씩 상기하게 된다는 것을. 포장재는 말하지 않는다. 약통을 여는 순간마다 '언제까지 이걸 먹어야 하나'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는 것을.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질문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여행을 갈 때도 이 약통을 챙겨야 한다. 약 먹는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누군가 집에 놀러 왔을 때, 눈에 띄는 곳에 있는 약통을 슬쩍 치워두게 된다는 것을. "요즘 괜찮아 보인다"는 말에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괜찮은 척하느라 얼마나 힘든지 모를 거야'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주사실 침대에서도, 집 식탁에서도 항암제를 만났다. 수백 개의 깨끗한 포장재를 봤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포장재 위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없다. 의학은 발전했고, 항암제는 진화했다. 포장재는 더욱 안전하고 위생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은 여전히 약일 뿐, 환자인 나를 담지 않는다. 어쩌면 포장재는 애초에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의료진을 위한, 약사를 위한, 제약회사를 위한 정보 전달 수단. 그 안에 환자의 삶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진짜 치료는 약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항암제를 먹는 것만큼이나, 두려움을 견디는 것도 치료의 일부라는 것을. 부작용을 참는 것만큼이나, 희망을 놓지 않는 것도 싸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10년 전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포장재에 쓰인 글자들만 읽었다. 용법, 용량, 주의사항.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포장재가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행간에 숨겨진, 환자들만이 아는 언어를. 이 칼럼을 쓰는 이유는 분노 때문이 아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다. 당신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그 깨끗한 포장재 너머에, 당신만 느끼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그것은 이상한 것도, 나약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항암제 포장재는 끝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말한다. 당신의 두려움은 정상입니다. 당신의 피로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당신이 울고 싶은 건, 약한 게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포장재에는 쓰여 있지 않지만, 나는 10년의 시간으로 배웠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로 고통을 읽고,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견딥니다. 오늘도 나는 약통을 엽니다. 깨끗한 포장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압니다. 이 침묵 속에서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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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환경 교육,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선택’을 선물해야 한다
김은주 (행복한보드게임 아카데미 대표) 환경 교육의 현장에서 늘 마주하는 고민이 있었다. 아무리 가치 있고 중요한 내용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아이들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환경 교육은 우리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자칫 아이들에게는 ‘딱딱한 이론’이나 ‘무서운 경고’로만 다가갈 위험이 있다. 내가 ‘환경’을 ‘보드게임’이라는 그릇에 담기로 결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드게임은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이다. 아이들이 게임판 위에서 직접 카드를 선택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며, 자신의 결정이 자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하는 ‘경험의 도구’다. 지식으로만 아는 ‘알고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손끝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움직이는 ‘행동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물론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보드게임은 그저 노는 것 아니냐”는 편견과 현장 적용의 부담이 장벽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룰을 단순화하고 연령별 운영 가이드를 정교하게 다듬으며 정면으로 돌파했다. 2024년부터 지금까지 150여 명의 지도사와 함께하며 깨달은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환경을 ‘무서운 재난’이 아니라 ‘함께하면 바꿀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엄마한테 제가 분리배출 알려줄래요”,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또 해볼래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확신한다. 환경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은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기분 좋은 ‘효능감’이다. 내가 꿈꾸는 장면은 거창하지 않다. 환경 교육이 특별한 날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 가정,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상이 되는 것이다. 보드게임이 세대와 대상을 연결하는 따뜻한 교육 언어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고 싶다. 환경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환경은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조금씩 바꿔가는 생활의 방향이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부터 ‘우리 집 일회용품 하나 줄이기’처럼 작은 실천 하나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함께, 반복하는 즐거운 선택’이다. 김은주 대표 현)행복한보드게임 아카데미 대표 학교, 공기관, 도서관, 기업 등 보드게임 강의 방송-ebs평생학교 시니어보드게임 강의 보드게임지도사 자격증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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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링거 줄에 매달린 플라스틱의 무게
병원에 입원해 본 적 있는가? 암투병을 하면서 치료를 위해 침대에 누워 팔에 링거 바늘을 꽂고, 천장만 바라보던 그 시간. 링거 액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빨리 나아야 할 텐데' 생각했던 기억이 필자에게는 있다. 우리는 링거 줄 끝에 매달린 투명한 비닐 주머니에 대해선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링거 팩, 다 쓰고 나면 어디로 가는 걸까?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2023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국내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20만 4,012톤이다. 하루로 계산하면 약 559톤. 매일 대형 트럭 수십 대 분량의 의료폐기물이 쏟아지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는 의료폐기물이 7,517톤 수거되어 2015년 메르스 당시의 거의 30배에 달했다. 문제는 이 폐기물의 상당 부분이 플라스틱이라는 점이다. KPMG 삼정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7년 798만 톤에서 2023년 1,463만 톤으로 6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특히 생활계 폐플라스틱은 연평균 9.9%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의료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병원 조사 결과 전체 의료폐기물의 20~25%를 플라스틱이 차지했고, 입원 환자 한 명이 하루에 발생시키는 폐기물 약 15kg 중 4분의 1이 플라스틱이었다. 왜 이렇게 플라스틱을 많이 쓰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환자 안전 때문이다. 링거 백, 주사기, 링거 튜브, 일회용 장갑, 수술 가운까지. 이 모든 것이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품이다. 메디칼타임즈 자료에 따르면 단 20분짜리 수술 한 건에도 20리터 분량의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일회용 위생용품 폐기물이 매일 5만 4천 톤씩 배출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의료용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침서에서 "의약품 포장재와 링거병, 수액팩은 재활용폐기물로 배출 가능"하다고 명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닿았을 가능성 때문에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2022년 환경통계연감에 따르면 분리배출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56.7%인 반면, 의료용 플라스틱은 거의 태워진다. 소각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발생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해외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 유럽의 일부 병원들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든 의료용품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독일은 의료용 플라스틱을 분리 수거해 특수 처리 후 재가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제 환경단체 Health Care Without Harm은 병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툴킷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희망의 움직임이 있다. 일부 대형 병원은 '그린 병원' 프로젝트를 통해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의료 도구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 사례에서는 6개월 만에 플라스틱 배출량을 30%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같은 친환경 소재 개발도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째,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것. 둘째, 의료진과 환자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협력하는 것. 셋째, 재활용업체와 의료기관 간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링거 팩 하나의 무게는 고작 50그램. 하지만 전국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링거의 개수를 생각해보면, 그 가벼운 50그램이 모여 매일 수십 톤의 플라스틱 산을 만든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의료폐기물 관리 시장 규모는 약 9,771억 원. 이는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결을 위한 투자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생명을 살리는 행위와 지구를 지키는 행위가 공존할 수 있는 길. 우리는 그 길을 찾아가고 있다. 한 걸음씩,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링거가 떨어지는 그 투명한 방울 속에 생명이 담겨 있듯, 우리의 작은 선택 속에도 변화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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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따뜻한 말로 변화를 만드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ESG라고 하면 흔히 거대한 담론이나 기업의 복잡한 평가지표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는 '시민중심 ESG'의 핵심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주고받는 ‘말’입니다. ▲고립과 소외의 문을 여는 '따뜻한 말'의 힘 우리가 나누는 따뜻한 공감의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강력한 치유의 도구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ESG의 'S(사회)'가 지향하는 변화이자 선한 영향력의 출발점입니다. 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을 바꾸며, 결국 우리 삶의 태도 전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역사회 내에서 ESG의 핵심 가치인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를 실천할 때, ‘말’의 영향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공동체에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는 '존중의 언어'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태도'는 포용적 사회를 만드는 주춧돌이 됩니다. "함께 하겠다"는 진심 어린 약속은 편견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포용(Inclusion)을 끌어내는 마법과도 같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긍정의 ‘말’ 최근 우리가 접하는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에 대한 소식들은 우리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위기라는 말 속에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두려움에 멈춰 설 것인지, 용기를 내어 기회로 바꿀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그 갈림길에서 긍정의 생각과 긍정의 말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따뜻한 말’을 나누면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상처보다 위로가 되는 말, 포기보다 용기가 되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말로 서로서로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긍정의 '말'이 여러분의 삶에 온기와 힘이 되는 한 해, 그 따뜻한 길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새해, 복을 부르는 따뜻한 말들을 가득 나누고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김창준 시민중심 ESG협회 회장 숙명여대대학원 객원교수 효창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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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너머의 백신: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10년째 다발성골수종이라는 혈액암과 동거 중인 나에게, 가장 두려운 순간은 힘겨운 항암 주사를 맞는 시간이 아니다. 바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날씨 앱에 뜬 빨간색 경고등, '미세먼지 매우 나쁨'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항암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유리조각처럼 약해진 암환자에게 오염된 공기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호흡할 때마다 폐부 깊숙이 박히는 보이지 않는 흉기와도 같다. 창밖의 뿌연 하늘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내 몸의 암세포와 싸우기도 버거운데, 나는 왜 숨 쉬는 것조차 투쟁해야 하는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 이 불안감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2013년에 대기오염 물질과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Group 1)'로 규정했다. 이는 담배나 석면과 같은 등급으로,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공기가 곧바로 생명을 위협하는 독소가 될 수 있다는 명백한 경고다. 국내 연구 결과 또한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의 장기 추적 조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가 17%씩 높아진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저 '목이 좀 칼칼한 하루'일지 몰라도, 나와 같은 환우들에게는 생존율을 깎아먹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셈이다. 지구가 열을 앓고 기침을 할 때마다, 그 안에 사는 나의 약한 몸은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격렬하게 반응한다. 병실 창 너머로 뿌연 도시를 바라보며 나는 깨닫는다. 기업과 사회가 외치는 '환경(Environment)'이라는 키워드가 더 이상 멋진 보고서용 구호나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당장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그렇다면 왜 지구는 점점 더 아파지고 있을까? 암환자인 나는 이 문제를 다른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역설적이게도, 내 생명을 연장시키는 항암 치료가 동시에 지구에 짐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항암제를 투여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수많은 일회용 주사기, 플라스틱 링거 세트, 방호복, 장갑들이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의료폐기물'이라는 이름으로 어딘가로 사라진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2021년 연간 22만 톤에서 2022년 23만 톤으로 증가했다. 하루로 환산하면 2021년 약 603톤, 2022년 약 630톤으로, 매일 600톤이 넘는 의료폐기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합병원에서 전체 의료폐기물의 52%가 발생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급증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문제는 이 폐기물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이다. 의료폐기물 소각 시 남는 잔여물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즉,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 행위가 지구를 병들게 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폐기물 문제를 넘어선다. 대형 병원들은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특성상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냉난방, 의료장비 가동, 수술실 운영 등에 필요한 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주요 병원들의 ESG 보고서를 보면, 병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정기적으로 받는 항암 치료 하나하나에도 보이지 않는 탄소 발자국이 찍히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냉혹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된다. 환경이 더 나빠지면 암 발병률은 더 높아지고, 암환자가 늘면 의료폐기물과 에너지 소비는 더 증가하며, 이는 다시 환경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나는 병실 창밖을 보며 생각한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아래서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고, 그들이 병원을 찾으면 또다시 의료폐기물이 쌓이고, 그것이 소각되며 다시 대기를 오염시키는... 이 고리를 누가, 어디서 끊을 수 있을까?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건강한 환경이야말로 최고의 예방 백신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항암제를 개발하고, 최첨단 의료 시설을 갖춰도, 환자가 숨 쉬는 공기가 독이 되고 마시는 물이 오염되어 있다면 그 모든 노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암환자인 내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단순히 내 병이 낫는 것만이 아니다. 내가 치유된 후 돌아갈 세상이,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있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드는 것이 바로 ESG, 특히 'E(Environment·환경)'의 진정한 의미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암환자로서 10년을 살아오며 나는 깨달았다. 진짜 백신은 항암제 너머에 있다는 것을. 그것은 바로 건강한 지구, 깨끗한 환경이다. 그리고 그 백신을 만드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선택들이다. 병원과 의료기관은 이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넘어, 지구의 건강까지 책임져야 한다. 재사용 가능한 의료용품 도입,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시스템 강화, 친환경 멸균 기술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미 유럽과 미국의 선진 병원들은 ESG 경영을 통해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료의 질을 높이는 길을 걷고 있다. 한국의 병원들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기업들은 환경(E)을 단순한 보고서 수치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며,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채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진정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혜택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특히 나 같은 면역력 약한 환우들에게 돌아온다. 일반 시민인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것. 작은 실천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 공기를 맑게 하고, 물을 깨끗하게 만든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여러분의 자녀들이 뛰놀 수 있는 하늘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병실 창밖을 바라본다. 그리고 꿈꾼다. 언젠가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투명한 파란색이기를, 마스크 없이도 깊이 숨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날이 오면 나는 확신한다. 우리가 찾은 진짜 백신은 항암제가 아니라, 건강한 지구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백신을 만드는 것은 ESG라는 이름의,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라는 것을.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하지만 반대로, 지구가 건강해지면 나도 건강해질 수 있다. 이것이 암환자가 바라본 ESG의 진실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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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의·식·주’ 바꾸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온다!
- 시민중심 ESG 운동을 시작하던 초창기만 해도 ESG는 대기업 이사회 보고서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용어였는데 상황이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동네 카페 사장님이 앞장서서 다회용 컵을 권하고, 학교 급식에는 ‘채식의 날’이 생겼으며, 신혼부부가 인테리어 자재의 친환경과 에너지 효율 등급을 꼼꼼히 따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ESG가 우리 삶 속으로 ‘훅’ 들어온 것일까요? 우리의 의식주(衣食住)를 혁신하며 지구를 지키는 ‘시민 체인지메이커’들의 활약을 소개합니다. [衣] 아름다운 옷이 지구의 얼룩과 눈물이 되지 않도록 UN 지속가능패션연합(UN Alliance for Sustainable Fashion)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0%를 차지하는데 이는 국제 항공과 해운 산업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라니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 국내 폐의류 발생량은 2019년 약 5만 9,000톤에서 2023년 11만여 톤으로 불과 4년 만에 약 2배나 급증했습니다. 생산된 옷의 30%가 주인도 만나지 못한 채 소각되거나 매립되며, 재활용되는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고 하니 심각성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는 자동차가 약 45km를 주행할 때와 맞먹는다고 하니, 유행 따라 구매했던 여러벌의 청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착한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 대표 ESG 실천 기업,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지구를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광고를 통해 무분별한 소비 대신 수선과 재활용을 권장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옷장을 정리하고, 만일 입지 않는 옷을 발견한다면 ‘아나바다지’ 같은 지역의 의류 교환 행사나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은 변화를 이끄는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食] 밥상머리에서 시작하는 ‘지구 온난화 교육’ 이제 식단 조절은 다이어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뜨거워진 지구의 열을 내리기 위한 필수 행동이 되어야 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를 차지하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운송 수단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연구팀에 따르면, 육류 중심 식단을 채식 위주로 전환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건강과 지구를 한꺼번에 지키는 일거양득의 식습관입니다. 국내 기업 풀무원은 ‘지속 가능 식품’을 핵심 전략으로 세우고, 식물 단백질 브랜드인 ‘지구 식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기 대신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통해 맛과 환경을 동시에 잡으며, 소비자가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ESG를 실천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제 일주일에 딱 한 번, 혹은 하루 한 끼라도 다 함께 채식 식단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당신은 용기 있는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住] 에너지를 ‘소비’하는 집에서 ‘생산’하는 집으로! 집은 우리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간이자,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건물 부문은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의 약 26%를 직접적으로 차지하며, 건설 과정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훨씬 높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주택의 단열 성능을 1등급 향상했을 때, 연간 난방 에너지를 약 30%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ESG와 기술, 과학이 융합하여 좋은 변화를 만드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은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여 낭비를 막는데 탁월합니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취약계층 주거 복지에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결합하여 경제적 부담은 낮추고 환경적 가치는 높이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칭찬받을 일입니다. 이제부터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서 전월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꼼꼼히 확인하고, LED 조명으로 교체하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등 작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하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그린워싱’은 혼쭐, ‘착한 ESG 기업’은 돈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 건수는 2020년 110건에서 2024년 2,528건으로 4년 만에 약 23배 급증했다고 합니다. 2024년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합성 섬유 제품을 '대나무 친환경 제품'으로 허위 광고한 혐의로 약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ESG 인플루언서가 되어 ‘그린워싱’은 혼쭐을 내고, 착한 기업들은 돈쭐을 내면 참 좋겠습니다. 시민중심 ESG가 답이다! 기업과 정부가 추진하는 ESG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속도가 늦춰지거나 멈출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이 주체가 되는 ESG는 멈추지 않습니다. 기업에 가장 무서운 투자자이자 감시자는 바로 그들의 고객인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 오늘, 옷장 앞에서, 밥상 앞에서, 그리고 집 안 전등 스위치 앞에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ESG 체인지메이커'가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만일 ESG가 내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밝은 내일은 결코, 오지 않을 것입니다!“ 김창준 ESG 컬럼리스트 시민중심 ESG협회 회장 숙명여대사회복지대학원 전공교수 전)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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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의·식·주’ 바꾸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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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포장재가 끝내 말하지 않는 이야기
- 항암제 박스는 언제나 깨끗하다. 매끈한 흰색 표면에 단정하게 인쇄된 약품명, 정확한 용법, 빈틈없는 주의 사항. 그 안에 든 약병들은 투명한 비닐에 싸여 반짝이고, 설명서는 한 글자의 오타도 없이 접혀 있다. 마치 이 약이 나를 구원할 '희망'을 포장하듯,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다. 하지만 그 포장재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주사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환자의 눈빛이 얼마나 공허한지, 링거줄에 연결된 순간 온몸이 얼마나 긴장하는지는. 구역질로 잠 못 이루는 밤, 머리카락이 베개에 흩어지는 아침, 거울 속 낯선 내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의 충격에 대해서는. 다발성골수종 진단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다. 초반 몇 년은 주사실 침대 위에서 보냈다. 간호사가 포장재를 뜯을 때마다, 저 투명한 액체가 내 혈관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알약이다. 주사에서 경구용 항암제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집에서 편하게 먹으면 되니 다행이네." 하지만 포장재는 여전히 말하지 않는다. 이제 항암제가 내 집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냉장고 옆 서랍에, 침대 옆 테이블에, 내 일상 공간 곳곳에 그 포장재들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저 약통이라는 것을. 매일 같은 시간, 알람이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알약을 한참 바라보다가 삼킨다. 물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 '오늘도 또 시작이구나' 하는 무게감이 온몸을 짓누른다. 포장재에는 '부작용'이라는 단어가 있다. 오심, 구토, 탈모, 말초신경병증... 의학 용어들이 깔끔하게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은 너무 건조하다. '오심'이라는 두 글자로는 설명할 수 없다. 새벽 세 시, 화장실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데 계속 구역질하는 그 절망감을. '탈모'라는 단어로는 담을 수 없다.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치우며 울었던 날들을. 포장재는 말하지 않는다. 가족과 식사를 하다가도,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도, 알람 소리에 순간 현실로 돌아온다는 것을. '아, 나는 환자구나'라는 사실을 하루에도 몇 번씩 상기하게 된다는 것을. 포장재는 말하지 않는다. 약통을 여는 순간마다 '언제까지 이걸 먹어야 하나'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는 것을.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질문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여행을 갈 때도 이 약통을 챙겨야 한다. 약 먹는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누군가 집에 놀러 왔을 때, 눈에 띄는 곳에 있는 약통을 슬쩍 치워두게 된다는 것을. "요즘 괜찮아 보인다"는 말에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괜찮은 척하느라 얼마나 힘든지 모를 거야'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주사실 침대에서도, 집 식탁에서도 항암제를 만났다. 수백 개의 깨끗한 포장재를 봤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포장재 위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없다. 의학은 발전했고, 항암제는 진화했다. 포장재는 더욱 안전하고 위생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은 여전히 약일 뿐, 환자인 나를 담지 않는다. 어쩌면 포장재는 애초에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의료진을 위한, 약사를 위한, 제약회사를 위한 정보 전달 수단. 그 안에 환자의 삶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진짜 치료는 약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항암제를 먹는 것만큼이나, 두려움을 견디는 것도 치료의 일부라는 것을. 부작용을 참는 것만큼이나, 희망을 놓지 않는 것도 싸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10년 전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포장재에 쓰인 글자들만 읽었다. 용법, 용량, 주의사항.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포장재가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행간에 숨겨진, 환자들만이 아는 언어를. 이 칼럼을 쓰는 이유는 분노 때문이 아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다. 당신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그 깨끗한 포장재 너머에, 당신만 느끼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그것은 이상한 것도, 나약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항암제 포장재는 끝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말한다. 당신의 두려움은 정상입니다. 당신의 피로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당신이 울고 싶은 건, 약한 게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포장재에는 쓰여 있지 않지만, 나는 10년의 시간으로 배웠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로 고통을 읽고,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견딥니다. 오늘도 나는 약통을 엽니다. 깨끗한 포장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압니다. 이 침묵 속에서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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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포장재가 끝내 말하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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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환경 교육,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선택’을 선물해야 한다
- 김은주 (행복한보드게임 아카데미 대표) 환경 교육의 현장에서 늘 마주하는 고민이 있었다. 아무리 가치 있고 중요한 내용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아이들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환경 교육은 우리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자칫 아이들에게는 ‘딱딱한 이론’이나 ‘무서운 경고’로만 다가갈 위험이 있다. 내가 ‘환경’을 ‘보드게임’이라는 그릇에 담기로 결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드게임은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이다. 아이들이 게임판 위에서 직접 카드를 선택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며, 자신의 결정이 자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하는 ‘경험의 도구’다. 지식으로만 아는 ‘알고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손끝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움직이는 ‘행동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물론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보드게임은 그저 노는 것 아니냐”는 편견과 현장 적용의 부담이 장벽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룰을 단순화하고 연령별 운영 가이드를 정교하게 다듬으며 정면으로 돌파했다. 2024년부터 지금까지 150여 명의 지도사와 함께하며 깨달은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환경을 ‘무서운 재난’이 아니라 ‘함께하면 바꿀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엄마한테 제가 분리배출 알려줄래요”,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또 해볼래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확신한다. 환경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은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기분 좋은 ‘효능감’이다. 내가 꿈꾸는 장면은 거창하지 않다. 환경 교육이 특별한 날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 가정,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상이 되는 것이다. 보드게임이 세대와 대상을 연결하는 따뜻한 교육 언어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고 싶다. 환경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환경은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조금씩 바꿔가는 생활의 방향이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부터 ‘우리 집 일회용품 하나 줄이기’처럼 작은 실천 하나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함께, 반복하는 즐거운 선택’이다. 김은주 대표 현)행복한보드게임 아카데미 대표 학교, 공기관, 도서관, 기업 등 보드게임 강의 방송-ebs평생학교 시니어보드게임 강의 보드게임지도사 자격증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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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환경 교육,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선택’을 선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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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숲이 주는 항암 치료: 탄소 중립이 곧 생존인 이유
- 당신의 몸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암세포가 생겨나고 있다. 하루 3,000개에서 5,000개씩. 그런데 당신이 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NK세포라는 면역 전사들이 24시간 암세포를 사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5년 최신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숲에서 단 3일을 보내면 이 전사들의 전투력이 53% 증가한다는 것을. 우리는 탄소 중립을 북극곰과 빙하를 위한 일로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진실은 이것이다. 숲이 사라지는 것은 당신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고, 탄소 중립은 당신이 암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지키는 일이다. 2025년 1월 Nature 저널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 연구는 숲의 치유력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중년 남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도쿄의 숲에서, 다른 그룹은 도시 긴자 거리에서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 동안 걷게 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숲에서 걸은 그룹은 도시 그룹에 비해 면역글로불린 A 수치가 32.1μg/mL 증가했고,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행복 호르몬 도파민은 증가했다. 반면 도시에서 걸은 그룹은 백혈구 수치가 증가했는데, 이는 대기오염이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일본 지바대학교와 Frontiers 저널의 종단 연구는 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단 2-3일간 숲에서 머문 36명의 참가자들을 한 달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NK세포 활성도가 53% 급증했고 이 효과는 한 달 이상 지속되었다. 총 T림프구는 19.7% 증가했고, 억제성 T세포는 17.4% 증가했으며, 보조 T세포는 27.7% 증가했다. 수면의 질도 개선되어 불면증 점수가 6.1에서 3.5로 떨어졌고, 한 달 후에도 5.2를 유지했다. 항암제가 아니다. 숲에서 걷고, 숨 쉬고, 머무는 것만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숲은 일회성 치료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장기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자연 백신인 셈이다. 그 비밀은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에 있다. 알파-피넨, 리모넨, 테르펜 같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우리 몸에 들어와 면역세포를 깨우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며, 혈압을 안정시킨다. 특히 침엽수림이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방출하며, 이것이 NK세포와 T세포를 증가시킨다. 숲은 말 그대로 '걷는 항암 치료실'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서는 우리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2024년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 분마다 축구장 18개 크기의 열대 원시림이 사라지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1,660만 에이커의 숲이 사라졌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약 111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21년 세계 각국이 "2030년까지 삼림 파괴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24년 삼림 파괴율은 그 목표 대비 63%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4년 삼림 파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31억 톤에 달한다. 숲의 파괴는 단순히 기후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면역력을 앗아가는 일이다. 2025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열대 삼림 파괴로 인한 온난화가 연간 28,000명의 조기 사망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삼림 파괴는 말라리아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증가와도 연결된다. 그리고 암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4-2025 보고서는 암울한 미래를 예측한다. 2022년 전 세계 약 2,000만 건의 새로운 암이 진단되었고 970만 명이 사망했다. 2050년에는 3,500만 건 이상의 암 발생이 예상된다. 이는 2022년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이 증가 곡선은 도시화 가속화 및 자연과의 단절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가 숲을 파괴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 몸의 면역 방어막도 함께 허물고 있는 것이다. 탄소 중립은 이제 환경운동가들만의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지키고, 다음 세대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한 그루의 나무는 연간 약 22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하지만 그 나무가 만들어내는 피톤치드는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치유의 공기를 선물한다. 숲은 단순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저장고'가 아니다. 숲은 대기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천연 공기청정기이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자연 백신이며, 정신 건강을 회복시키는 심리 치료실이고, 미래 세대의 생존을 보장하는 생명 보험이다.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일주일에 한 번, 가까운 숲이나 공원을 찾아 최소 45분 걷는 것.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지역의 나무 심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 도시 계획에 녹지 공간 확대를 요구하는 것. 삼림 파괴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것. 숲길을 걸으며 깊게 숨을 들이쉬는 그 순간, 당신은 기후 위기에 맞서는 동시에 자신의 몸속 면역군대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마시는 공기 속 알파-피넨이 당신의 NK세포를 깨우고, 당신의 발걸음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며, 당신이 보는 초록빛이 당신의 뇌를 치유한다. 이것은 과학이다. 2025년 Nature와 Frontiers에 실린, 무작위 대조 연구로 검증된 팩트다. 탄소 중립은 지구만 살리는 게 아니다. 당신을 살린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오늘, 지금, 가까운 숲으로 향하는 당신의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몸속 3,000억 개의 면역세포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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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숲이 주는 항암 치료: 탄소 중립이 곧 생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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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따뜻한 말로 변화를 만드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 ESG라고 하면 흔히 거대한 담론이나 기업의 복잡한 평가지표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는 '시민중심 ESG'의 핵심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주고받는 ‘말’입니다. ▲고립과 소외의 문을 여는 '따뜻한 말'의 힘 우리가 나누는 따뜻한 공감의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강력한 치유의 도구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ESG의 'S(사회)'가 지향하는 변화이자 선한 영향력의 출발점입니다. 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을 바꾸며, 결국 우리 삶의 태도 전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역사회 내에서 ESG의 핵심 가치인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를 실천할 때, ‘말’의 영향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공동체에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는 '존중의 언어'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태도'는 포용적 사회를 만드는 주춧돌이 됩니다. "함께 하겠다"는 진심 어린 약속은 편견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포용(Inclusion)을 끌어내는 마법과도 같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긍정의 ‘말’ 최근 우리가 접하는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에 대한 소식들은 우리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위기라는 말 속에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두려움에 멈춰 설 것인지, 용기를 내어 기회로 바꿀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그 갈림길에서 긍정의 생각과 긍정의 말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따뜻한 말’을 나누면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상처보다 위로가 되는 말, 포기보다 용기가 되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말로 서로서로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긍정의 '말'이 여러분의 삶에 온기와 힘이 되는 한 해, 그 따뜻한 길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새해, 복을 부르는 따뜻한 말들을 가득 나누고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김창준 시민중심 ESG협회 회장 숙명여대대학원 객원교수 효창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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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따뜻한 말로 변화를 만드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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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너머의 백신: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 10년째 다발성골수종이라는 혈액암과 동거 중인 나에게, 가장 두려운 순간은 힘겨운 항암 주사를 맞는 시간이 아니다. 바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날씨 앱에 뜬 빨간색 경고등, '미세먼지 매우 나쁨'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항암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유리조각처럼 약해진 암환자에게 오염된 공기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호흡할 때마다 폐부 깊숙이 박히는 보이지 않는 흉기와도 같다. 창밖의 뿌연 하늘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내 몸의 암세포와 싸우기도 버거운데, 나는 왜 숨 쉬는 것조차 투쟁해야 하는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 이 불안감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2013년에 대기오염 물질과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Group 1)'로 규정했다. 이는 담배나 석면과 같은 등급으로,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공기가 곧바로 생명을 위협하는 독소가 될 수 있다는 명백한 경고다. 국내 연구 결과 또한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의 장기 추적 조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가 17%씩 높아진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저 '목이 좀 칼칼한 하루'일지 몰라도, 나와 같은 환우들에게는 생존율을 깎아먹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셈이다. 지구가 열을 앓고 기침을 할 때마다, 그 안에 사는 나의 약한 몸은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격렬하게 반응한다. 병실 창 너머로 뿌연 도시를 바라보며 나는 깨닫는다. 기업과 사회가 외치는 '환경(Environment)'이라는 키워드가 더 이상 멋진 보고서용 구호나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당장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그렇다면 왜 지구는 점점 더 아파지고 있을까? 암환자인 나는 이 문제를 다른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역설적이게도, 내 생명을 연장시키는 항암 치료가 동시에 지구에 짐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항암제를 투여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수많은 일회용 주사기, 플라스틱 링거 세트, 방호복, 장갑들이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의료폐기물'이라는 이름으로 어딘가로 사라진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2021년 연간 22만 톤에서 2022년 23만 톤으로 증가했다. 하루로 환산하면 2021년 약 603톤, 2022년 약 630톤으로, 매일 600톤이 넘는 의료폐기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합병원에서 전체 의료폐기물의 52%가 발생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급증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문제는 이 폐기물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이다. 의료폐기물 소각 시 남는 잔여물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즉,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 행위가 지구를 병들게 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폐기물 문제를 넘어선다. 대형 병원들은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특성상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냉난방, 의료장비 가동, 수술실 운영 등에 필요한 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주요 병원들의 ESG 보고서를 보면, 병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정기적으로 받는 항암 치료 하나하나에도 보이지 않는 탄소 발자국이 찍히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냉혹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된다. 환경이 더 나빠지면 암 발병률은 더 높아지고, 암환자가 늘면 의료폐기물과 에너지 소비는 더 증가하며, 이는 다시 환경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나는 병실 창밖을 보며 생각한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아래서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고, 그들이 병원을 찾으면 또다시 의료폐기물이 쌓이고, 그것이 소각되며 다시 대기를 오염시키는... 이 고리를 누가, 어디서 끊을 수 있을까?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건강한 환경이야말로 최고의 예방 백신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항암제를 개발하고, 최첨단 의료 시설을 갖춰도, 환자가 숨 쉬는 공기가 독이 되고 마시는 물이 오염되어 있다면 그 모든 노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암환자인 내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단순히 내 병이 낫는 것만이 아니다. 내가 치유된 후 돌아갈 세상이,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있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드는 것이 바로 ESG, 특히 'E(Environment·환경)'의 진정한 의미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암환자로서 10년을 살아오며 나는 깨달았다. 진짜 백신은 항암제 너머에 있다는 것을. 그것은 바로 건강한 지구, 깨끗한 환경이다. 그리고 그 백신을 만드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선택들이다. 병원과 의료기관은 이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넘어, 지구의 건강까지 책임져야 한다. 재사용 가능한 의료용품 도입,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시스템 강화, 친환경 멸균 기술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미 유럽과 미국의 선진 병원들은 ESG 경영을 통해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료의 질을 높이는 길을 걷고 있다. 한국의 병원들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기업들은 환경(E)을 단순한 보고서 수치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며,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채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진정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혜택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특히 나 같은 면역력 약한 환우들에게 돌아온다. 일반 시민인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것. 작은 실천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 공기를 맑게 하고, 물을 깨끗하게 만든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여러분의 자녀들이 뛰놀 수 있는 하늘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병실 창밖을 바라본다. 그리고 꿈꾼다. 언젠가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투명한 파란색이기를, 마스크 없이도 깊이 숨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날이 오면 나는 확신한다. 우리가 찾은 진짜 백신은 항암제가 아니라, 건강한 지구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백신을 만드는 것은 ESG라는 이름의,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라는 것을.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하지만 반대로, 지구가 건강해지면 나도 건강해질 수 있다. 이것이 암환자가 바라본 ESG의 진실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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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너머의 백신: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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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의·식·주’ 바꾸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온다!
- 시민중심 ESG 운동을 시작하던 초창기만 해도 ESG는 대기업 이사회 보고서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용어였는데 상황이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동네 카페 사장님이 앞장서서 다회용 컵을 권하고, 학교 급식에는 ‘채식의 날’이 생겼으며, 신혼부부가 인테리어 자재의 친환경과 에너지 효율 등급을 꼼꼼히 따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ESG가 우리 삶 속으로 ‘훅’ 들어온 것일까요? 우리의 의식주(衣食住)를 혁신하며 지구를 지키는 ‘시민 체인지메이커’들의 활약을 소개합니다. [衣] 아름다운 옷이 지구의 얼룩과 눈물이 되지 않도록 UN 지속가능패션연합(UN Alliance for Sustainable Fashion)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0%를 차지하는데 이는 국제 항공과 해운 산업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라니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 국내 폐의류 발생량은 2019년 약 5만 9,000톤에서 2023년 11만여 톤으로 불과 4년 만에 약 2배나 급증했습니다. 생산된 옷의 30%가 주인도 만나지 못한 채 소각되거나 매립되며, 재활용되는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하다고 하니 심각성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는 자동차가 약 45km를 주행할 때와 맞먹는다고 하니, 유행 따라 구매했던 여러벌의 청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착한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 대표 ESG 실천 기업,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지구를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광고를 통해 무분별한 소비 대신 수선과 재활용을 권장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옷장을 정리하고, 만일 입지 않는 옷을 발견한다면 ‘아나바다지’ 같은 지역의 의류 교환 행사나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은 변화를 이끄는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食] 밥상머리에서 시작하는 ‘지구 온난화 교육’ 이제 식단 조절은 다이어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뜨거워진 지구의 열을 내리기 위한 필수 행동이 되어야 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를 차지하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운송 수단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연구팀에 따르면, 육류 중심 식단을 채식 위주로 전환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건강과 지구를 한꺼번에 지키는 일거양득의 식습관입니다. 국내 기업 풀무원은 ‘지속 가능 식품’을 핵심 전략으로 세우고, 식물 단백질 브랜드인 ‘지구 식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기 대신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통해 맛과 환경을 동시에 잡으며, 소비자가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ESG를 실천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제 일주일에 딱 한 번, 혹은 하루 한 끼라도 다 함께 채식 식단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당신은 용기 있는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住] 에너지를 ‘소비’하는 집에서 ‘생산’하는 집으로! 집은 우리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간이자, 혁신적인 기술이 결합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건물 부문은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의 약 26%를 직접적으로 차지하며, 건설 과정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훨씬 높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주택의 단열 성능을 1등급 향상했을 때, 연간 난방 에너지를 약 30%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ESG와 기술, 과학이 융합하여 좋은 변화를 만드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은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여 낭비를 막는데 탁월합니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취약계층 주거 복지에 에너지 효율화 기술을 결합하여 경제적 부담은 낮추고 환경적 가치는 높이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칭찬받을 일입니다. 이제부터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서 전월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꼼꼼히 확인하고, LED 조명으로 교체하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뽑기 등 작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하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그린워싱’은 혼쭐, ‘착한 ESG 기업’은 돈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 건수는 2020년 110건에서 2024년 2,528건으로 4년 만에 약 23배 급증했다고 합니다. 2024년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합성 섬유 제품을 '대나무 친환경 제품'으로 허위 광고한 혐의로 약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 ESG 인플루언서가 되어 ‘그린워싱’은 혼쭐을 내고, 착한 기업들은 돈쭐을 내면 참 좋겠습니다. 시민중심 ESG가 답이다! 기업과 정부가 추진하는 ESG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속도가 늦춰지거나 멈출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이 주체가 되는 ESG는 멈추지 않습니다. 기업에 가장 무서운 투자자이자 감시자는 바로 그들의 고객인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 오늘, 옷장 앞에서, 밥상 앞에서, 그리고 집 안 전등 스위치 앞에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ESG 체인지메이커'가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만일 ESG가 내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밝은 내일은 결코, 오지 않을 것입니다!“ 김창준 ESG 컬럼리스트 시민중심 ESG협회 회장 숙명여대사회복지대학원 전공교수 전)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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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의·식·주’ 바꾸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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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포장재가 끝내 말하지 않는 이야기
- 항암제 박스는 언제나 깨끗하다. 매끈한 흰색 표면에 단정하게 인쇄된 약품명, 정확한 용법, 빈틈없는 주의 사항. 그 안에 든 약병들은 투명한 비닐에 싸여 반짝이고, 설명서는 한 글자의 오타도 없이 접혀 있다. 마치 이 약이 나를 구원할 '희망'을 포장하듯,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다. 하지만 그 포장재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주사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환자의 눈빛이 얼마나 공허한지, 링거줄에 연결된 순간 온몸이 얼마나 긴장하는지는. 구역질로 잠 못 이루는 밤, 머리카락이 베개에 흩어지는 아침, 거울 속 낯선 내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의 충격에 대해서는. 다발성골수종 진단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다. 초반 몇 년은 주사실 침대 위에서 보냈다. 간호사가 포장재를 뜯을 때마다, 저 투명한 액체가 내 혈관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알약이다. 주사에서 경구용 항암제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 집에서 편하게 먹으면 되니 다행이네." 하지만 포장재는 여전히 말하지 않는다. 이제 항암제가 내 집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냉장고 옆 서랍에, 침대 옆 테이블에, 내 일상 공간 곳곳에 그 포장재들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저 약통이라는 것을. 매일 같은 시간, 알람이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알약을 한참 바라보다가 삼킨다. 물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 '오늘도 또 시작이구나' 하는 무게감이 온몸을 짓누른다. 포장재에는 '부작용'이라는 단어가 있다. 오심, 구토, 탈모, 말초신경병증... 의학 용어들이 깔끔하게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그 단어들은 너무 건조하다. '오심'이라는 두 글자로는 설명할 수 없다. 새벽 세 시, 화장실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데 계속 구역질하는 그 절망감을. '탈모'라는 단어로는 담을 수 없다.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치우며 울었던 날들을. 포장재는 말하지 않는다. 가족과 식사를 하다가도,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도, 알람 소리에 순간 현실로 돌아온다는 것을. '아, 나는 환자구나'라는 사실을 하루에도 몇 번씩 상기하게 된다는 것을. 포장재는 말하지 않는다. 약통을 여는 순간마다 '언제까지 이걸 먹어야 하나'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는 것을.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질문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여행을 갈 때도 이 약통을 챙겨야 한다. 약 먹는 시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누군가 집에 놀러 왔을 때, 눈에 띄는 곳에 있는 약통을 슬쩍 치워두게 된다는 것을. "요즘 괜찮아 보인다"는 말에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속으로는 '괜찮은 척하느라 얼마나 힘든지 모를 거야'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주사실 침대에서도, 집 식탁에서도 항암제를 만났다. 수백 개의 깨끗한 포장재를 봤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포장재 위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없다. 의학은 발전했고, 항암제는 진화했다. 포장재는 더욱 안전하고 위생적이 되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것은 여전히 약일 뿐, 환자인 나를 담지 않는다. 어쩌면 포장재는 애초에 환자를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의료진을 위한, 약사를 위한, 제약회사를 위한 정보 전달 수단. 그 안에 환자의 삶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진짜 치료는 약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항암제를 먹는 것만큼이나, 두려움을 견디는 것도 치료의 일부라는 것을. 부작용을 참는 것만큼이나, 희망을 놓지 않는 것도 싸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10년 전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포장재에 쓰인 글자들만 읽었다. 용법, 용량, 주의사항.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포장재가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 행간에 숨겨진, 환자들만이 아는 언어를. 이 칼럼을 쓰는 이유는 분노 때문이 아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다. 당신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그 깨끗한 포장재 너머에, 당신만 느끼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그것은 이상한 것도, 나약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항암제 포장재는 끝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말한다. 당신의 두려움은 정상입니다. 당신의 피로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당신이 울고 싶은 건, 약한 게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포장재에는 쓰여 있지 않지만, 나는 10년의 시간으로 배웠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로 고통을 읽고,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견딥니다. 오늘도 나는 약통을 엽니다. 깨끗한 포장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압니다. 이 침묵 속에서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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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포장재가 끝내 말하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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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환경 교육,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선택’을 선물해야 한다
- 김은주 (행복한보드게임 아카데미 대표) 환경 교육의 현장에서 늘 마주하는 고민이 있었다. 아무리 가치 있고 중요한 내용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아이들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환경 교육은 우리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자칫 아이들에게는 ‘딱딱한 이론’이나 ‘무서운 경고’로만 다가갈 위험이 있다. 내가 ‘환경’을 ‘보드게임’이라는 그릇에 담기로 결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드게임은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이다. 아이들이 게임판 위에서 직접 카드를 선택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며, 자신의 결정이 자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하는 ‘경험의 도구’다. 지식으로만 아는 ‘알고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손끝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움직이는 ‘행동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물론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보드게임은 그저 노는 것 아니냐”는 편견과 현장 적용의 부담이 장벽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룰을 단순화하고 연령별 운영 가이드를 정교하게 다듬으며 정면으로 돌파했다. 2024년부터 지금까지 150여 명의 지도사와 함께하며 깨달은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환경을 ‘무서운 재난’이 아니라 ‘함께하면 바꿀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뒤 “엄마한테 제가 분리배출 알려줄래요”,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또 해볼래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확신한다. 환경보드게임이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은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기분 좋은 ‘효능감’이다. 내가 꿈꾸는 장면은 거창하지 않다. 환경 교육이 특별한 날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 가정,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일상이 되는 것이다. 보드게임이 세대와 대상을 연결하는 따뜻한 교육 언어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고 싶다. 환경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환경은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조금씩 바꿔가는 생활의 방향이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부터 ‘우리 집 일회용품 하나 줄이기’처럼 작은 실천 하나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함께, 반복하는 즐거운 선택’이다. 김은주 대표 현)행복한보드게임 아카데미 대표 학교, 공기관, 도서관, 기업 등 보드게임 강의 방송-ebs평생학교 시니어보드게임 강의 보드게임지도사 자격증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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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환경 교육,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선택’을 선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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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링거 줄에 매달린 플라스틱의 무게
- 병원에 입원해 본 적 있는가? 암투병을 하면서 치료를 위해 침대에 누워 팔에 링거 바늘을 꽂고, 천장만 바라보던 그 시간. 링거 액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빨리 나아야 할 텐데' 생각했던 기억이 필자에게는 있다. 우리는 링거 줄 끝에 매달린 투명한 비닐 주머니에 대해선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링거 팩, 다 쓰고 나면 어디로 가는 걸까?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2023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국내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20만 4,012톤이다. 하루로 계산하면 약 559톤. 매일 대형 트럭 수십 대 분량의 의료폐기물이 쏟아지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는 의료폐기물이 7,517톤 수거되어 2015년 메르스 당시의 거의 30배에 달했다. 문제는 이 폐기물의 상당 부분이 플라스틱이라는 점이다. KPMG 삼정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7년 798만 톤에서 2023년 1,463만 톤으로 6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특히 생활계 폐플라스틱은 연평균 9.9%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의료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병원 조사 결과 전체 의료폐기물의 20~25%를 플라스틱이 차지했고, 입원 환자 한 명이 하루에 발생시키는 폐기물 약 15kg 중 4분의 1이 플라스틱이었다. 왜 이렇게 플라스틱을 많이 쓰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환자 안전 때문이다. 링거 백, 주사기, 링거 튜브, 일회용 장갑, 수술 가운까지. 이 모든 것이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품이다. 메디칼타임즈 자료에 따르면 단 20분짜리 수술 한 건에도 20리터 분량의 일회용품이 사용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일회용 위생용품 폐기물이 매일 5만 4천 톤씩 배출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의료용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침서에서 "의약품 포장재와 링거병, 수액팩은 재활용폐기물로 배출 가능"하다고 명시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닿았을 가능성 때문에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2022년 환경통계연감에 따르면 분리배출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56.7%인 반면, 의료용 플라스틱은 거의 태워진다. 소각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발생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해외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 유럽의 일부 병원들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만든 의료용품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독일은 의료용 플라스틱을 분리 수거해 특수 처리 후 재가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제 환경단체 Health Care Without Harm은 병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툴킷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희망의 움직임이 있다. 일부 대형 병원은 '그린 병원' 프로젝트를 통해 불필요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의료 도구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 사례에서는 6개월 만에 플라스틱 배출량을 30%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같은 친환경 소재 개발도 활발하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째,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것. 둘째, 의료진과 환자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협력하는 것. 셋째, 재활용업체와 의료기관 간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링거 팩 하나의 무게는 고작 50그램. 하지만 전국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링거의 개수를 생각해보면, 그 가벼운 50그램이 모여 매일 수십 톤의 플라스틱 산을 만든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의료폐기물 관리 시장 규모는 약 9,771억 원. 이는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결을 위한 투자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생명을 살리는 행위와 지구를 지키는 행위가 공존할 수 있는 길. 우리는 그 길을 찾아가고 있다. 한 걸음씩,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링거가 떨어지는 그 투명한 방울 속에 생명이 담겨 있듯, 우리의 작은 선택 속에도 변화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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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링거 줄에 매달린 플라스틱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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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병실 창문 너머, 미세먼지가 묻는 것들
- 무균실에서 나와 일반 병실로 옮긴 지 며칠째, 퇴원을 앞두고 있던 나는 간호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병실 안의 공기가 답답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바깥 세상의 공기를,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간호사는 휴대폰을 꺼내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매우 나쁨'이에요. 아직 면역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위험해요."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미세먼지는 그저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먼 이야기였다.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도 귀찮아서 무시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 무균실을 거쳐 나온 내게 미세먼지 앱은 생명줄이 되었다. 공기를 마시는 것조차 허락을 구해야 하는 삶. 병실 창문은 투명하지만, 나와 바깥 세상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백혈구 수치 3,500개/㎕, 오늘의 초미세먼지 농도 82㎍/㎥. 퇴원을 며칠 앞두고도 나는 여전히 숫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아침마다 혈액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외출 전에는 미세먼지 앱을 확인한다. 의사는 말했다. "이제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가세요. 산책도 하시고, 햇볕도 쬐시고요." 그런데 다음 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면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회복을 위해서는 바깥 공기가 필요한데, 그 공기가 더 위험하다니.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 암세포와 미세먼지. 이 둘의 공통점을 아는가? 둘 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 진단을 받은 날, 의사는 검사결과를 보며 내게 말하였다. 다발성 골수종입니다. 보이지 않던 것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항암, 무균실 격리, 그리고 끝없는 검사의 연속.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내 몸속 어딘가에 암세포가 다시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가 엄습한다. 그런데 무균실에서 나와 일반 병실로 옮기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 몸속의 적만이 아니라, 공기 중에도 보이지 않는 적이 있다는 것을. 초미세먼지(PM2.5)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 너무 작아서 육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것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내 몸속 암세포와 같은 등급이다. 더 무서운 건 그 영향력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한다. 신장암은 9%, 방광암은 7%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2.5마이크로미터의 입자가 우리 폐포를 통과해 혈류로 진입한다. DNA를 변형시키고, 염증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한다. 마치 내 몸속 암세포가 조용히 증식하듯이. 병실 창문 너머 하늘을 보면 가끔 생각한다. 저 공기 속에 얼마나 많은 발암물질이 떠다니고 있을까. 내가 암에 걸린 이유가 혹시 그 때문은 아니었을까. 병실 옆 침대에 있던 폐암환자가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평생 담배를 피운 적도 없는데 폐암에 걸렸어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미세먼지 때문일 수도 있다고." 그의 눈빛에서 나는 나와 같은 공포를 읽었다. 우리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보이지 않는 적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며칠 후 복도에서 백혈병에 걸린 어린 아이를 봤다. 마스크를 쓴 그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오늘은 바깥에 나갈 수 있어?" 엄마는 휴대폰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이의 어깨가 축 처졌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암환자든,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공기를 마신다. 2024년 한국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15.6㎍/㎥로, 관측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환경부는 "가장 깨끗한 하늘"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WHO가 권고하는 기준은 연평균 5㎍/㎥다. 우리는 여전히 그 세 배가 넘는 공기를 마시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우리에게는 더욱 치명적이지만, 그렇다고 건강한 사람들이 안전한 것도 아니다. 퇴원 날짜가 확정됐다. 의사는 "백혈구 수치가 많이 올라왔어요. 이제 조심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가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기쁘면서도 두려웠다. 병실 밖 세상의 공기가 나를 어떻게 맞이할지. 그날 밤 나는 창가에 서서 한참 동안 밤하늘을 바라봤다.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뿌연 하늘. 그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 나도 곧 저들과 함께 저 공기를 마시게 될 것이다. 퇴원하는 날 아침, 마지막으로 그 창문 앞에 섰다.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이었다. WHO 기준으로는 여전히 위험한 수치지만, 그래도 창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바깥 바람.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거리로 나서자 사람들이 보였다. 출근하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 산책하는 노인. 그들 모두 나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로 연결되어 있었다. 암은 내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건강, 일상, 미래에 대한 확신. 하지만 동시에 깨닫게 해주었다. 자유롭게 숨 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것이 얼마나 취약한지. 병실 창문 너머 보였던 뿌연 하늘. 그 하늘에 미세먼지가 묻는 것은 단지 대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폐에, 우리의 삶에, 우리의 미래에 무엇이 묻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내가 다시 창문을 열 수 있는 날, 당신도 안심하고 깊게 숨 쉴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보이지 않는 공포 없이 살아갈 수 있기를. 그것이 암환자인 내가 병실 창문 너머로 품는 간절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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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병실 창문 너머, 미세먼지가 묻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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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숲이 주는 항암 치료: 탄소 중립이 곧 생존인 이유
- 당신의 몸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암세포가 생겨나고 있다. 하루 3,000개에서 5,000개씩. 그런데 당신이 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NK세포라는 면역 전사들이 24시간 암세포를 사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5년 최신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숲에서 단 3일을 보내면 이 전사들의 전투력이 53% 증가한다는 것을. 우리는 탄소 중립을 북극곰과 빙하를 위한 일로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진실은 이것이다. 숲이 사라지는 것은 당신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고, 탄소 중립은 당신이 암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지키는 일이다. 2025년 1월 Nature 저널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 연구는 숲의 치유력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중년 남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도쿄의 숲에서, 다른 그룹은 도시 긴자 거리에서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 동안 걷게 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숲에서 걸은 그룹은 도시 그룹에 비해 면역글로불린 A 수치가 32.1μg/mL 증가했고,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행복 호르몬 도파민은 증가했다. 반면 도시에서 걸은 그룹은 백혈구 수치가 증가했는데, 이는 대기오염이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일본 지바대학교와 Frontiers 저널의 종단 연구는 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단 2-3일간 숲에서 머문 36명의 참가자들을 한 달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NK세포 활성도가 53% 급증했고 이 효과는 한 달 이상 지속되었다. 총 T림프구는 19.7% 증가했고, 억제성 T세포는 17.4% 증가했으며, 보조 T세포는 27.7% 증가했다. 수면의 질도 개선되어 불면증 점수가 6.1에서 3.5로 떨어졌고, 한 달 후에도 5.2를 유지했다. 항암제가 아니다. 숲에서 걷고, 숨 쉬고, 머무는 것만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숲은 일회성 치료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장기적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자연 백신인 셈이다. 그 비밀은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에 있다. 알파-피넨, 리모넨, 테르펜 같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우리 몸에 들어와 면역세포를 깨우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며, 혈압을 안정시킨다. 특히 침엽수림이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방출하며, 이것이 NK세포와 T세포를 증가시킨다. 숲은 말 그대로 '걷는 항암 치료실'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서는 우리의 면역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2024년 세계야생동물기금(WW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 분마다 축구장 18개 크기의 열대 원시림이 사라지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1,660만 에이커의 숲이 사라졌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약 111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21년 세계 각국이 "2030년까지 삼림 파괴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24년 삼림 파괴율은 그 목표 대비 63%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4년 삼림 파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31억 톤에 달한다. 숲의 파괴는 단순히 기후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면역력을 앗아가는 일이다. 2025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열대 삼림 파괴로 인한 온난화가 연간 28,000명의 조기 사망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삼림 파괴는 말라리아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증가와도 연결된다. 그리고 암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4-2025 보고서는 암울한 미래를 예측한다. 2022년 전 세계 약 2,000만 건의 새로운 암이 진단되었고 970만 명이 사망했다. 2050년에는 3,500만 건 이상의 암 발생이 예상된다. 이는 2022년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이 증가 곡선은 도시화 가속화 및 자연과의 단절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가 숲을 파괴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 몸의 면역 방어막도 함께 허물고 있는 것이다. 탄소 중립은 이제 환경운동가들만의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지키고, 다음 세대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한 그루의 나무는 연간 약 22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하지만 그 나무가 만들어내는 피톤치드는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치유의 공기를 선물한다. 숲은 단순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저장고'가 아니다. 숲은 대기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천연 공기청정기이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자연 백신이며, 정신 건강을 회복시키는 심리 치료실이고, 미래 세대의 생존을 보장하는 생명 보험이다.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일주일에 한 번, 가까운 숲이나 공원을 찾아 최소 45분 걷는 것.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지역의 나무 심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 도시 계획에 녹지 공간 확대를 요구하는 것. 삼림 파괴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것. 숲길을 걸으며 깊게 숨을 들이쉬는 그 순간, 당신은 기후 위기에 맞서는 동시에 자신의 몸속 면역군대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마시는 공기 속 알파-피넨이 당신의 NK세포를 깨우고, 당신의 발걸음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며, 당신이 보는 초록빛이 당신의 뇌를 치유한다. 이것은 과학이다. 2025년 Nature와 Frontiers에 실린, 무작위 대조 연구로 검증된 팩트다. 탄소 중립은 지구만 살리는 게 아니다. 당신을 살린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오늘, 지금, 가까운 숲으로 향하는 당신의 첫걸음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몸속 3,000억 개의 면역세포가 당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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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숲이 주는 항암 치료: 탄소 중립이 곧 생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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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따뜻한 말로 변화를 만드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 ESG라고 하면 흔히 거대한 담론이나 기업의 복잡한 평가지표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는 '시민중심 ESG'의 핵심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주고받는 ‘말’입니다. ▲고립과 소외의 문을 여는 '따뜻한 말'의 힘 우리가 나누는 따뜻한 공감의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강력한 치유의 도구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ESG의 'S(사회)'가 지향하는 변화이자 선한 영향력의 출발점입니다. 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을 바꾸며, 결국 우리 삶의 태도 전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역사회 내에서 ESG의 핵심 가치인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를 실천할 때, ‘말’의 영향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공동체에서,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는 '존중의 언어'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태도'는 포용적 사회를 만드는 주춧돌이 됩니다. "함께 하겠다"는 진심 어린 약속은 편견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포용(Inclusion)을 끌어내는 마법과도 같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긍정의 ‘말’ 최근 우리가 접하는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에 대한 소식들은 우리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곤 합니다. 하지만 위기라는 말 속에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두려움에 멈춰 설 것인지, 용기를 내어 기회로 바꿀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그 갈림길에서 긍정의 생각과 긍정의 말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따뜻한 말’을 나누면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상처보다 위로가 되는 말, 포기보다 용기가 되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말로 서로서로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긍정의 '말'이 여러분의 삶에 온기와 힘이 되는 한 해, 그 따뜻한 길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새해, 복을 부르는 따뜻한 말들을 가득 나누고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김창준 시민중심 ESG협회 회장 숙명여대대학원 객원교수 효창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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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따뜻한 말로 변화를 만드는 당신은 ESG 체인지메이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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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너머의 백신: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 10년째 다발성골수종이라는 혈액암과 동거 중인 나에게, 가장 두려운 순간은 힘겨운 항암 주사를 맞는 시간이 아니다. 바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 날씨 앱에 뜬 빨간색 경고등, '미세먼지 매우 나쁨'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항암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유리조각처럼 약해진 암환자에게 오염된 공기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호흡할 때마다 폐부 깊숙이 박히는 보이지 않는 흉기와도 같다. 창밖의 뿌연 하늘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내 몸의 암세포와 싸우기도 버거운데, 나는 왜 숨 쉬는 것조차 투쟁해야 하는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 이 불안감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2013년에 대기오염 물질과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Group 1)'로 규정했다. 이는 담배나 석면과 같은 등급으로,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공기가 곧바로 생명을 위협하는 독소가 될 수 있다는 명백한 경고다. 국내 연구 결과 또한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의 장기 추적 조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가 17%씩 높아진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저 '목이 좀 칼칼한 하루'일지 몰라도, 나와 같은 환우들에게는 생존율을 깎아먹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셈이다. 지구가 열을 앓고 기침을 할 때마다, 그 안에 사는 나의 약한 몸은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격렬하게 반응한다. 병실 창 너머로 뿌연 도시를 바라보며 나는 깨닫는다. 기업과 사회가 외치는 '환경(Environment)'이라는 키워드가 더 이상 멋진 보고서용 구호나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당장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그렇다면 왜 지구는 점점 더 아파지고 있을까? 암환자인 나는 이 문제를 다른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역설적이게도, 내 생명을 연장시키는 항암 치료가 동시에 지구에 짐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항암제를 투여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수많은 일회용 주사기, 플라스틱 링거 세트, 방호복, 장갑들이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의료폐기물'이라는 이름으로 어딘가로 사라진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2021년 연간 22만 톤에서 2022년 23만 톤으로 증가했다. 하루로 환산하면 2021년 약 603톤, 2022년 약 630톤으로, 매일 600톤이 넘는 의료폐기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합병원에서 전체 의료폐기물의 52%가 발생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급증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문제는 이 폐기물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이다. 의료폐기물 소각 시 남는 잔여물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즉,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 행위가 지구를 병들게 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폐기물 문제를 넘어선다. 대형 병원들은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특성상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냉난방, 의료장비 가동, 수술실 운영 등에 필요한 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주요 병원들의 ESG 보고서를 보면, 병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정기적으로 받는 항암 치료 하나하나에도 보이지 않는 탄소 발자국이 찍히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우리는 냉혹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된다. 환경이 더 나빠지면 암 발병률은 더 높아지고, 암환자가 늘면 의료폐기물과 에너지 소비는 더 증가하며, 이는 다시 환경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나는 병실 창밖을 보며 생각한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아래서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고, 그들이 병원을 찾으면 또다시 의료폐기물이 쌓이고, 그것이 소각되며 다시 대기를 오염시키는... 이 고리를 누가, 어디서 끊을 수 있을까?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건강한 환경이야말로 최고의 예방 백신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항암제를 개발하고, 최첨단 의료 시설을 갖춰도, 환자가 숨 쉬는 공기가 독이 되고 마시는 물이 오염되어 있다면 그 모든 노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암환자인 내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단순히 내 병이 낫는 것만이 아니다. 내가 치유된 후 돌아갈 세상이,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있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드는 것이 바로 ESG, 특히 'E(Environment·환경)'의 진정한 의미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암환자로서 10년을 살아오며 나는 깨달았다. 진짜 백신은 항암제 너머에 있다는 것을. 그것은 바로 건강한 지구, 깨끗한 환경이다. 그리고 그 백신을 만드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선택들이다. 병원과 의료기관은 이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넘어, 지구의 건강까지 책임져야 한다. 재사용 가능한 의료용품 도입,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시스템 강화, 친환경 멸균 기술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미 유럽과 미국의 선진 병원들은 ESG 경영을 통해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료의 질을 높이는 길을 걷고 있다. 한국의 병원들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기업들은 환경(E)을 단순한 보고서 수치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며,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채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진정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혜택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특히 나 같은 면역력 약한 환우들에게 돌아온다. 일반 시민인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것. 작은 실천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모여 공기를 맑게 하고, 물을 깨끗하게 만든다.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여러분의 자녀들이 뛰놀 수 있는 하늘을 만드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병실 창밖을 바라본다. 그리고 꿈꾼다. 언젠가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투명한 파란색이기를, 마스크 없이도 깊이 숨 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날이 오면 나는 확신한다. 우리가 찾은 진짜 백신은 항암제가 아니라, 건강한 지구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백신을 만드는 것은 ESG라는 이름의,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라는 것을.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하지만 반대로, 지구가 건강해지면 나도 건강해질 수 있다. 이것이 암환자가 바라본 ESG의 진실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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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항암제 너머의 백신: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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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좋은 공기를 외면한 죄
- 숨 쉬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암 병동 창가에 서 있는 환자들은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날씨가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를 보기 위해서다. '나쁨' 단계가 뜨면 예정했던 산책을 포기한다. '매우 나쁨'이면 창문조차 열지 못한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공기는 단순한 환경 요소가 아니다. 생존을 좌우하는 변수다. 건강한 사람들에게 미세먼지는 불편함이다. 하지만 암환자에게는 위협이다. 폐암 환자는 말할 것도 없고, 유방암·위암·대장암 환자들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오염된 공기를 마시면 호흡기 감염, 폐렴, 합병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회복이 더뎌지고, 치료 효과는 떨어진다. 우리가 당연하게 들이쉬는 공기가 이들에게는 매 순간 선택의 문제가 된다. 나 역시 암환자로서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늘 불안함 속에 살아간다. 세계보건기구는 2013년 대기오염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해 세포를 손상시키고 암을 유발한다.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방광암·유방암 등 다른 암의 위험도 증가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오염된 공기는 더욱 치명적이다.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몸은 이중의 공격을 받는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암 예방과 치료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쏟아붓는다. 조기 검진을 권장하고, 최신 항암제를 개발하고, 치료법을 연구한다. 하지만 정작 매일 마시는 공기의 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암 발병의 원인이자 환자 회복을 방해하는 대기오염을 방치한 채 치료에만 집중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우리가 공기 문제를 외면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공기오염의 피해가 즉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염된 공기를 마셔도 당장 몸이 아프지는 않는다. 미세먼지의 영향은 서서히 쌓이고, 수년 후에야 암 진단을 받고서야 우리는 그 연결고리를 깨닫는다. 둘째, 공기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담배를 끊거나 운동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숨 쉬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공공의 문제 앞에서 우리는 무력감을 느끼고 체념한다. 결국 우리는 공기 문제를 개인의 건강관리 영역으로 축소시켜왔다. 하지만 공기는 공공재다. 누구도 선택할 수 없고, 모두가 공유하는 자원이다. 그 책임은 사회 전체가 져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대기질 개선을 공중보건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암 예방은 조기 검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짜 예방이다. 미세먼지 감축 목표를 강화하고, 대기오염 물질 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둘째, 암환자를 위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암환자들에게 실내 대피 공간을 제공하고, 병원 이동 시 안전한 교통수단을 지원해야 한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가 있는 가정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고, 실내 공기질 관리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암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공기 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다. 가장 약한 사람이 안전한 사회가 진짜 안전한 사회다. 이런 대안이 실현되면 변화가 일어난다. 단기적으로는 암환자들의 일상이 달라진다. 미세먼지 경보에도 치료 일정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호흡기 감염률이 감소한다. 중기적으로는 암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하기 시작한다.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건강 지표가 개선되고, 환경 투자가 의료비 절감과 경제적 이득으로 이어지며, 공기를 사회가 책임져야 할 공공재로 인식하는 가치관 전환이 일어난다. 공기는 생명이다. 암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지금 마시는 공기가 누군가에게는 독이 되고, 누군가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이것은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고, 인권의 문제다. 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정책 입안자가 우선순위를 바꾸고, 기업이 책임을 다하며, 시민이 목소리를 내면 된다. 암환자가 창문을 열고 깊이 숨 쉴 수 있는 그날, 우리는 비로소 진짜 치유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시민중심ESG협회 수석교육이사,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C 공인코치, 경영지도사(인사조직관리) 자격을 갖추고 있다. ChatGPT 활용 전략부터 ESG 경영, 스마트워크, 조직 활성화, 감정경영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강의를 진행중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50플러스센터, 국내외 대학·복지기관, 각종 협회 및 기업 현장을 무대로, 맞춤형 솔루션과 실전형 워크숍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개인·단체의 경력개발·진로 설계, 기업 조직컨설팅, 커리어 연구를 아우르는 1인 교육·컨설팅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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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준 칼럼]좋은 공기를 외면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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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복지 패러다임의 대전환
- 지금까지 복지는 반 백년 이상 '대상자 선정', '급여 지급', '서비스 제공' 같은 행정 언어의 프레임에 갇혀 왔습니다. 이는 복지를 체계화하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시민의 삶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복지를 받는 것으로만 인식하게 했습니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의 '폴크헴(국민의 집)'과 덴마크의 '휘게(hygge)' 문화는 복지가 제도를 넘어 시민 삶의 가치•철학이 되고, 실천 언어로 내면화될 때 진정한 복지 사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하향식 제도 복지의 한계 복지 현장의 언어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권력관계를 구조화합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지적했듯이, 언어는 지배 구조를 재생산하는 상징적 기제입니다. '대상자', '수혜자'는 복지 제공자와 이용자 사이에 보이지 않는 위계를 만들어 시민을 수동적 객체로 위치시킵니다. 공급자 중심의 하향식 구조에서는 수요자의 실제 욕구가 무시되기 쉽습니다. 복지정책과 사업은 주로 행정기관이나 복지기관이 기획하고 집행하며, 주민은 정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수동적 역할에만 머물게 됩니다. 이는 복지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킵니다. ESG 복지를 통한 대안 ESG 복지는 복지의 목적과 방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1.목적의 확장: 취약계층 중심 선별적 지원에서 지역사회 전체 주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의 보편적 복지로 확장합니다. 2.방법의 전환: 행정 주도 하향식 서비스 제공을 주민 주도의 상향식, 수평적 가치 실천으로 전환합니다. 3.언어의 혁신: '이웃', '파트너', '함께', '우리'라는 수평적 언어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주민을 수동적 수혜자에서 공동체 행복의 능동적 주체로 재정의합니다. 이는 단순한 용어 교체를 넘어 시민의 능동성과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ESG 복지의 세 가지 실천 영역 환경(E): 기후 위기와 복지의 융합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닙니다. 폭염, 한파, 집중호우 등 이상 기상현상이 빈발하면서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에너지 빈곤에 시달리는 독거노인, 폭염에 취약한 노숙인, 환경오염의 피해를 가장 먼저 받는 저소득층 아동 문제는 사회복지의 핵심 과제입니다. 사회(S): 포용적 공동체 문화 조성 첫째, 노인, 장애인, 아동,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우선으로 배려하고, 제공하는 기본 책무를 이행합니다. 둘째, DEI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실천의 공동체 문화를 조성합니다. 모든 주민이 차별과 배제 없이 존중받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치·경제·세대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치유책입니다. 거버넌스(G): 주민 주권의 실질적 구현 현재 복지 거버넌스는 여전히 관 주도의 하향식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효과적인 복지는 수요자의 실제 필요에 기반해야 합니다. 주민 주도의 거버넌스를 통해 주민이 사업 방향과 예산 편성에 직접 참여하고, 정보 공개를 통한 투명성을 확보합니다. 주민-주민, 주민-기관 간의 수평적 협력으로 지역사회의 집합적 역량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합니다. 통합과 균형: ESG 실천의 핵심 원칙 진정한 ESG는 세 영역의 균형과 통합에서 비로소 힘을 발휘합니다. 재생에너지 전환에서 에너지 빈곤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주민 참여 없는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진정한 임파워먼트, 정체성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복지관이 나에게 무엇을 해주나"는 질문이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나"로 전환될 때, 프로그램 참여자에서 공동체 기획자로, 수동적 수혜자에서 능동적 변화 주체로 주민들의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전환됩니다. 제도 복지에서 복지 철학으로 전환 복지의 미래는 더 많은 예산이나 큰 시설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복지에 대한 관점과 인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도와 시민은 상호 구성적"이라고 영국 사회학자 기든스가 말했듯이 시민의 실천이 제도를 바꾸고, 바뀐 제도는 다시 시민의 실천을 촉진하는 선순환을 만들게 됩니다. 복지가 행정의 경직된 언어를 벗어나 시민의 삶의 철학이 되고 실천 언어가 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공동체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변화는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오늘 내가 불편하지만,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이웃과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것, 지역사회 회의에 참여하여 의사를 결정하는 것. 이러한 작은 실천에서 변화의 물결은 시작됩니다. 그 실천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 바로 여러분이 있습니다. (중략...)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지음, 피천득 역 프로스트가 노래한 ‘가지 않은 길’을 생각하며 오늘도 ESG 복지의 길을 용기 내어 걸어갑니다. 김창준 시민중심 ESG 칼럼리스트 숙명여자대학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 효창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전)한림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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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칼럼]복지 패러다임의 대전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