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지속 가능한 나눔과 돌봄의 새로운 길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보편복지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 속에서 국민은 국가의 안전망을 더욱 강하게 요구했고, 복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삶의 기본 조건임을 체감했습니다. 그러나 저출산과 초고령화, 그리고 저성장 경제의 장기화는 “오직 세금만으로는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라는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유럽 복지 선진국들조차 세금 인상 논쟁과 사회적 갈등에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같은 길을 답습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월드비전과 푸르덴셜생명, 보건복지부 등에서 펀드레이저로 활동하며 기부 문화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명확합니다. 어떠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이 필요한 복지 재원을 확충하는 가장 지속 가능한 해법은 ‘국민 유산 나눔문화’의 제도화입니다. 전통적으로 혈연 중심이었던 상속 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시민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실현하려는 새로운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방안이 바로 「국민 유산나눔청」 설립입니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산 일부 또는 전부를 기부하거나 사회에 환원해 ‘국가적 나눔 저수지’를 조성한다면, 예상치 못한 위기나 돌봄 수요 폭증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회적 안전망을 갖출 수 있습니다. 가뭄에 대비해 미리 댐을 쌓듯, ‘국민 유산 나눔청’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대비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문화적 인식입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부자를 ‘탈세 목적’으로 의심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기부는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를 받아야 할 숭고한 사회적 가치입니다.
「국민 유산나눔청」은 국가적 공신력을 바탕으로 기부 문화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부자에게 합당한 존중을 돌려줄 제도적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김창준
시민중심 ESG 컬럼리스트
숙명여자대학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
효창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전)한림대학교 겸임교수


